데이터는 곧 자산입니다. 그런데 그 자산이 자신도 모르게 수년간 침해당해 왔다면 어떨까요?
2025년 5월, 대한민국 대표 통신사 SKT에서 벌어진 해킹 사건은 단순한 시스템 이슈를 넘어,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위협하는 국가적 보안 사고로 떠올랐습니다.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정보들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우리의 이름, 휴대폰 번호, 이메일, 심지어 단말기 고유번호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고, 우리가 지금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SKT 서버 해킹, 무엇이 문제였나
3년간 몰랐던 감염…악성코드 침투의 시작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SKT의 내부 서버 18대가 2022년 6월부터 악성코드에 감염된 채 운영되어 왔습니다.
놀라운 건, 이 사실이 2025년에 들어서야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3년 동안 해커들의 공격 가능성에 노출돼 있던 셈이죠.
이번에 확인된 감염 서버에는 기존에 해킹 피해가 있었던 홈가입자서버(HSS) 외에, 통합고객시스템(ICAS) 서버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서버들은 단순 운영 장비가 아닌,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핵심 인프라였습니다.
총 238종 개인정보 저장, 그중 일부는 이미 유출
조사 결과 이 서버들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 이름, 생년월일, 휴대전화번호
- 주소, 이메일
- 단말기 식별번호(IMEI), 가입자 식별번호(IMSI)
- 개인용/사업자용 가입자 인증키
총 238개 컬럼에 달하는 민감 정보가 확인됐고, 이 중 일부는 이미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가입자 식별번호는 2,695만 건 이상 유출된 상태입니다.
유출된 정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식별번호가 유출되면 벌어지는 일
IMEI와 IMSI는 각각 스마트폰의 단말기와 통신회선을 식별하는 고유번호입니다. 이 정보는 단순 식별을 넘어 위치 추적, 계정 복제, 인증 위조 등에 악용될 수 있어, 유출 시 위험성이 매우 큽니다.
특히 인증키가 포함된 유심 정보가 유출되면, 제삼자가 통신을 도용하거나 사칭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 실제 금전적 피해와 연결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대처법
당장 유출 통지를 받은 이용자가 아니라 해도, 다음과 같은 조치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SKT 고객센터를 통한 유심 재발급 또는 eSIM 전환
- 모바일 통신사 앱에서 이상 통화 기록 확인
- 보안 문자 수신, 스미싱 의심 문자 즉시 차단
- 휴대폰 내 민감 앱(은행, 인증 등) 비밀번호 변경
개인정보위는 이와 별개로 다크웹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피해 예방 안내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SKT의 대응과 향후 과제
뒤늦은 대응, 잃어버린 신뢰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술 사고를 넘어, 기업의 정보보호 책임과 신뢰도를 흔드는 사건이었습니다. 특히 감염이 발생한 시점과 탐지 시점 간의 차이가 너무 컸고, 그동안 아무 조치 없이 운용되던 구조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SKT는 뒤늦게 보안체계를 점검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에게 실질적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장기적인 데이터 보호 전략이 마련될 것인지에 대한 답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정부의 조사도 본격화
이번 조사는 두 갈래로 나눠 진행되고 있습니다:
-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보호법 기반, 유출 규모 및 피해자 통지 중심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망법 기반, 해킹 원인 및 악성코드 분석 중심
조사 범위와 법적 근거가 다르지만, 두 기관 모두 SKT의 시스템 구조적 허점과 유출 책임을 놓고 중점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SKT에는 행정처분 및 과징금 부과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SKT 감염 서버 사태는 단순한 해킹 사고가 아닙니다. 우리의 개인정보가 3년 이상 무방비로 방치되었고, 수천만 명의 사용자들이 그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왔다는 현실이 더 큰 충격입니다.
이제는 단순한 기술적 조치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묻고 행동해야 합니다.
당신의 정보는, 지금 누구에게 맡겨져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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